2020년 설날에 대청봉에서 딸과 함께 일출을 보았습니다.
전날 24일에 동서울에서 한계령휴게소에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설 귀성객으로 정체가 되어 예정보다 한 시간 정도 늦은 열시 반 쯤에 도착한듯 합니다.
의외로 설날 등산하는 사람이 꽤 되었습니다. 만석 일반 버스에 반은 한계령에서 내린듯 합니다.
내리자마자 “백두대간 오색령” 비석을 찍었습니다.
준비하여 출발할 때는 또 마지막이네요.
가파른 계단을 올라서니 정자가 있어서 준비하는 부부가 있네요. 화장실 앞에서 준비할게 아니고 여기 정자에서 하는게 나을듯 합니다.
조금 올라가다보니 아이젠과 스패츠를 해야될거 같아서 다시 배낭을 내리고 준비했습니다.
한계령에서 대청봉으로 가는 길은 크게 구경할만한 경치가 없습니다. 그냥 설악산이고 대청봉에 가는 것 뿐입니다.
좀 지루한 산행입니다.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어떤 때는 줄을 서서 가야했습니다.
한계령 갈림길에서 점심으로 사온 햄버거를 먹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여기서 점심을 때웠습니다.
어떤 부부는 바람막이를 치고 부러움을 사며 휴식을 하더군요.
젊은 여자 둘이 온 사람도 있고, 연인끼리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홀로 온 늙수그레한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청봉 가는 길에 나뭇가지가 뻗어서 넋 놓고 가다가는 얼굴이나 머리를 부딪치게 생긴 곳들이 몇 군데 있었습니다. 이런 나뭇가지는 국립공원에서 좀 전지하여 안전을 확보해주면 좋겠습니다. 자연보호도 좋지만 사람의 안전이 먼저입니다.(그런데 설악산은 “자연보호구역”이 아니고 안내판에 보면 “천연보호구역”이란 표기를 했더군요. 자연보호 보다 천연보호가 더 강한 표현인듯한 느낌입니다.)
날씨가 눈발이 날려 뿌옇게 안 좋아서 주변 경치가 안 보여서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더 볼게 없었습니다.
가다보니 좀 전망이 터지는 곳에 도착하여 둘러보다 보니, 끝청이라는 안내판이 있네요. 역시 전망이 안 되어 아쉬웠습니다.
해전에 대피소에 도착할지 걱정하여 희운각대피소를 예약했다가 중청대피소로 바꿨는데요.
서두르고 대피소를 앞으로 당겨서 세시 반경에 중청대피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자리를 배정 받아서 배낭을 풀고는 대청봉에 갔다오기로 합니다. 피곤하여 미적거리다 나섰습니다.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마침 올라온 사람에게 대청봉 표지석을 끼고 부녀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비석 좌견에 “1708m”라고 새겨놓았네요.
날씨도 춥고 바람도 강해서 딸이 춥다고하여 서둘러 중청대피소로 내려왔습니다.
1대피소 이층 구석을 배정받아서 짐을 놓는데 좀 편했습니다.
그런데 설악산 대피소는 남녀 혼숙하더라구요. 지리산 대피소는 남녀가 따로 잤는데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역시 코골이들 때문에 자는듯 마는듯 머리만 누이고 눈만 감고 있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여튼 코골이들....
여덟시에 소등하러 온 직원이 내일 아침 일출 시간이 07:37분이라고 말했고요.
외국인이 있어서 누가 말 좀 해달라고 우스개소리를 했습니다.
아침에는 여섯시도 안 되어 벌써 부산스럽고 잠시 후에는 아예 전등을 켰습니다.
식사 준비를 하여 취사장에 가서 설날 아침을 하였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떡살 한 주먹 넣어서 떡라면에 누룽지도 넣어서 먹었습니다.
대청봉에 올라서니 벌써 와서 카메라를 삼각대에 설치하여 북쪽의 경치를 찍는 사람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쪽을 주시하며 핸드폰을 들고 있었습니다.
물론 대청봉 표지석을 넣어 인증샷 찍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우리 부녀도 설날 아침 인증샷을 다시 찍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라 그런지 비석에 눈발이 얼어서 1708m 표시는 안 보였습니다. 그냥 그 상태로 사진들을 찍더군요. 높이 표시가 있다는걸 몰라서인지...
일출은 날씨가 흐려서 구름 사이로 잠시 잠시 붉은 햇발만 보여주다 말았습니다.
그래도 2020년 경자년 설날 일출을 맞았습니다.
다시 대청봉대피소에 내려와 모포를 반납하고는 계획했던 공룡능선을 포기하고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모포를 반납할 때 직원이 물어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갈거라고 하니 경치 좋다며 우리나라 3대계곡이라고 말하더군요. 정말 하산하며 좌우 산봉의 기암귀석과 계곡의 명경지수에 감탄하고 또 감탄했습니다. 중간 쯤 내려와서는 어떤 젊은이가 계곡에 내려서길래 나도 내려가서 손으로 계곡 물을 떠서 세 번 마셨습니다.
물이 얼마나 맑은지 거듭 거듭 경이로왔습니다. 그 물을 마시면 무병장수할거 같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도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인적이 끊어질듯 하면 이어지고, 이어지는 듯 하면 잠시 끊어지길 거듭했습니다.
희운각대피소에 내려서서 잠시 쉬며 옷도 한꺼풀 벗었습니다.
어제는 시작하며 벗었던 옷을 한계령에서 다시 입었는데요.
희운각 이후는 말했다시피 절경입니다.
공룡능선을 포기하며 아쉬운 맘을 무너미고개의 이정표를 이리저리 찍으며 달랬습니다.
여기서 미시령 구간을 어떻게 이을지 난감합니다.
양폭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 시간도 이르고, 라면만 끓여먹다 보니 속이 느글거리는 느낌이어서 내려가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는 잠시 쉬었다가 계속 하산합니다.
절경도 절경이지만 거기 안내판에 쓴 대로 기암괴석의 절경 속에는 낙석이라는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정말 절로 오금이 저리는 위기의식이 발동됩니다. “신속통과”라는 주의 표시가 거듭 재촉합니다.
귀면암에는 어느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동판이 있더군요.
내려오다 보니 왼쪽 거대 바위 절벽 위에 어떻게 보면 돼지 두 마리가 있는 듯한 모습도 있더군요.
저 멀리 마이산의 두 뿔이 연상되는 바위가 보여 와~~ 감탄하며 사진을 찍습니다.
다가가서 보니 비선대입니다. 여기까지 일반 관광객이 올라오는군요.
계곡 바닥 바위에 여러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디 가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은 같습니다. 그래서 그 많은 선사시대의 암각화들이 남았지만요.
울주 천전리의 사랑 맹서·확인 각서도 그래서 오늘까지 남아 당시의 생생한 실상의 일말을 전하고 있지요.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눈도 녹아서 아이젠과 스패츠도 벗어 배낭에 갈무리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설날에 바람을 씌러 나왔습니다. 신흥사가 보이면서는 더 많은 인파에 중국인들도 있더군요.
허기져서 아무데나 들어가 갈비탕에 해물파전을 시켰는데 42,000원이 나왔습니다. 관광지 바가지는 여전합니다.
게다가 파전은 너무 늦게 일어나기 직전에 나와서 다 먹지도 못했습니다.
버스를 타려고 나오다보니 커다란 일주문에서 입장료 3,500원을 받고 있더군요.
무슨 산적도 아니고 .... 없앤다더니 아직도 못 없앤 모양입니다. 절간에 들어가지도 않는데 왜 돈을 받는지...
버스 7번을 타고 속초 시내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야하나 하다가 운전기사에게 강릉 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어디서 내려야하냐고 물으니 해맞이공원에서 내리면 된다며 하차해주었습니다. 묻지 않았으면 시내까지 들어갔다 나올뻔 했습니다.
바로 바다가 출렁이는게 보였습니다.
강릉에 도착하여 강릉역까지 가는데 시내 버스가 자주 없는듯 하고, 버스 도착 알림판도 고장이어서 그냥 택시를 탔습니다. 3,800원.
기차로 귀가하기로 한 것은 정체로 버스에 갇혀 있다가 소변이라도 마려우면 대책이 없고 당황스런 일이 생길거 같아서였습니다.
원래는 공룡능선을 타려해서 늦을거 같아 22:30 기차를 예매했는데요.
일정이 바뀌며 21:30에 대기신청 했다가 예매하고, 다시 기차역에 가서 창구에서 20:30으로 당겼다가
앱에서 보니 19:05에 좌석이 생겨서 다시 창구에 가서 재발매했습니다.
애초에 창구 직원이 서울역만 생각해서 그런 모양인데요. 나중에 청량리로 바꾸고, 다시 보니 상봉행은 18:30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상봉행은 시간이 촉박하고 또 다시 발권하기가 망설여져서 머뭇거리다 좌석이 없어져서
그냥 19:05으로 왔습니다. 그래도 서너 시간을 당겨서 온 것이니 다행입니다.
이렇게 지리산에 이어서 생각지도 않게 딸이 함께 등산하고 싶다고하여 빨리 설악산을 갔다왔습니다.
혼자였으면 이렇게 빨리 가지는 못 했을거 같네요.
이로서 크게 보아 백두대간 남쪽 구간의 시작과 끝을 찍었습니다.
이제 중간 중간 찍고 찍다 보면 죽 선으로 연결되리라 봅니다.
※※ 등산 앱을 <국립공원 산행정보>와 <트랭글> 사용하는데요.
둘다 앱이 불안정합니다.
국립공원산행정보는 앱 메뉴 중 그린폰인트가 작동을 안 하고요. 또 산행기록이 지금 보니 모두 사라졌네요. ㅠ
트랭글은 지리산 GPS 기록이 엉망입니다. 걷는 길만 기록하는게 아니라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오고요.
그러면서 속도초과라고 하고, 종료 후에 저장하는데 너무 버벅거립니다. 이 과정에서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지리산 뱃지를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트랭글에 문의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GPS 족적이 이렇게 엉뚱한 곳으로 튄 곳을 보니 벽소령대피소 들렀을 때 함양 근처까지 갔다오고요.
연하천대피소에서도 멀리 갔다왔어요. 근처 기지국의 모신호처가 GPS 신호가 튄 곳에 있는 모양인가 합니다.
설악산에서도 GPS 족적이 튀긴했는데 지리산에 비하면 양호합니다.
이 두 앱은 GPS 족적 기록을 안정화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래서는 쓸 수 있는 상품이 아닙니다.
불량품을 판매하는 것이지요.
앱의 품질을 더 가듬어야합니다.
'백두대간(점상)종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백산 종주 (0) | 2020.02.18 |
---|---|
덕유산 종주 (0) | 2020.02.03 |
지리산 종주(사흘 째) (0) | 2020.01.22 |
지리산 종주(이틀 째) (0) | 2020.01.21 |
지리산 종주 (0) | 2020.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