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여행

국토종주 자전거길(5일째)

OappleO 2019. 4. 14. 11:30

13일 일찍 일어나서 모텔 앞 편의점에서 샌드위치에 컵라면으로 아침을 떼웠습니다.

안동댐에서 구미버스터미널까지 약 131킬로미터 찍힙니다.


아침 7시가 좀 못 되어 출발했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합니다.
긴 장갑을 꼈는데도 손끝이 시립니다.
상주상풍교까지는 정말 긴 지루한 여정입니다. 중간에 인증센터 하나도 없이 죽 가야해서 그런거 같습니다.
인증수첩에 65킬로미터라고 나오네요.

남후면 단호리 고갯마루에 왠(웬이 표준말이네요 ㅋ) “유교문화길”이란 안내판이 있네요.


죽 가다보니 뜬금없이 <마애선사유적전시관>이 나타나네요. 풍산읍 마애리 소재. 하회마을은 좀 더 가야합니다.(그런데 자전거길에서 하회마을은 비켜가게 되어 있습니다.)
강변이고 강 건너는 기암절벽이 죽 이어집니다. 괜찮은 풍광입니다. 집에 와서 보니 근처에 마애 석조 비로자나불좌상이 있습니다.


농사 준비하는 분들, 보라색 벚꽃, 들판의 파릇파릇한 보리를 보며 유유자적 갑니다.
강 폭도 넓고 들판이 확 트여서 맘이 다 후련합니다.


드디어 상주상풍교에 도착.


좀 쉬는데 몇몇 사람들이 오갑니다.
젊은이 둘이 와서 스탬프를 찍으며 “두 개 찍어.” 해서 한 사람이 둘 것을 찍나 했는데요.
구미보에 가서 지금까지 완료한 종주길을 인증하려고 인증수첩을 뒤적이다 보니,
상풍교 스탬프 찍는 곳이 새재길 코스와 낙동강 상류 코스 두 곳이더라구요. ㅋ
전 너무 오래 와서 지쳐서 어제 새재길 마무리 하는데만 정신이 팔려서 미쳐 낙동강길에 있는 상풍교를 못 보았습니다.


상주 자전거민박집 광고가 있는데요. 대놓고 점프하라고 하네요.
뭐 스탬프 찍는데 주안점이 있다면 이용해볼수는 있겠습니다. 또는 너무 지쳤다든지. 아니면 마침 상풍교에 왔는데 날이 저물었다든지.


상주보 못 미쳐 경천대라는 곳을 자나는데 상춘객으로 북적북적하더군요.


상주보를 거쳐 낙단보에 가서 스탬프를 찍으려는데 중년 아저씨 둘이 친구인지 티격태격하며 즐기고 있더군요.
내게 어디서 왔냐고 묻길래 충주에서 왔다니까, 친구에게 이 아저씨 충주에서 오셨데 하며 반겨주시네요.
떠나며 “안전한 라이딩 되세요” 하는데 “네” 하곤 말았네요. 
라이더끼리 지나치며 인사하는 것도 웬지 쑥쓰러워 얼버무리고 마는데요. 좀 긴 말로 화답하지 못해서 미안했습니다.
인증부스 바로 옆에 이제까지 처음 보는 안내소가 있어서 가니, 아가씨가 있더군요. 인증업무를 처리하는 곳인데 전 한 시 넘도록 점심을 못 먹어서 식당만 묻고 만 것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여기서 인증하는 건데 말입니다. 구미보에는 가니까 휴무더군요.

(낙단보, 소수력발전도 하더군요.)


바로 고개 넘자마자 식당들이 있었습니다.
짭뽕 한 그릇 먹고 나오니 옆 매운탕 집에도 자전거 두 대를 엮어 놓고 식사 중이었습니다.


구미보에 가는 중에 동네 할아버지 쯤인 중노인이 가고 있었는데 내가 음악까지 크게 틀고 가며 왼쪽으로 추월하는데 갑자기 침을 뱉는 겁니다. 어이 없게도 오른쪽 눈 속으로 침이 들어왔습니다. 아니, 침을 뱉어도 오른쪽으로 뱉어야지 하필 추월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부러 맞추듯이 침을 왼쪽으로 뱉는 심보는 무어란 말인지요. 정말 재수 없고 왕짜증나는 일이었습니다. 손수건으로 눈에 묻은 침만 닦아내고는 가다 왼쪽 허벅지를 보니 왕침이 묻어 있는 겁니다. 윽. 구미보에 도착하자 화장실에 달려가 얼굴에 물 세례로 수차례 닦았습니다.

낙단보에서 인증할까 망설이다 안 한 것이 맘에 걸렸는데 역시나 구미보 인증센터는 휴무라고 써붙여 놓았네요.


여기서 구미터미널이 가까운줄 짐작했는데 다시 보니 20여 킬로미터를 더 가야했습니다.
맞바람도 좀 불었고요.


하여간 이번 1박2일의 종주는 여기서 마쳤습니다.
어제 90여 킬로미터, 오늘 131킬로미터 정도 해서 220킬로미터 정도를 탔습니다.
이번에는 왼쪽 무릎이 아프네요.무릎 바깥 쪽으로 반원이 아픕니다. 부었고 구부릴 때 뻑뻑합니다.


다음은 순풍으로 뒷바람을 맞으며 갈 요량으로 검색하고, 모커뮤니티에 질문도 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네요.
프리미엄고속버스가 생겼다니 타볼겸 부산으로 가서 아침 일찍부터 상행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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