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점상)종주

검룡소에 3번째 방문

OappleO 2021. 3. 2. 10:22

2월 말일, 28일에 오랫만에 딸과 함께 백두대간 종주에 복귀, 아니 나섰다.

 

검룡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는 검룡소-금대봉-두문동재-은대봉-중함백-함백산-만항재까지 등산했다.

 

집에서 03시 반경에 출발하여 두문동재를 거쳐 내려가는데 통제 간판이 서 있었고,  내려가다 “낙동강발원샘” 표지를 확인하고 좀 더 내려가서 약수터 시설로 된 너덜샘 표지석을 보고, 출구 좀 못 미쳐서 일하러 온 사람들의 트럭이 미끄러워서 못 올라오는 트럭럭을 밀다가 안 되니 옆에 세워논 포크레인으로 끌어올렸다.
이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좀 지체했다.

 

검룡소 주차장에 도착하여 샌드위치 한 조각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아침이라 날씨가 제법 쌀쌀하여 얇은 장갑을 낀 손이 시려웠다.

검룡소 관람대는 바뀌어 있었다. 
2018년 봄비 속에 찾았을 때는 검룡소 우측에 관람대가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좌측 비탈 위로 옮겨서 설치했더군요. 하긴 20여년 전에 소나무 숲길의 눈길을 걸어 와서 손을 담갔던 때를 생각하면 이런 시설이 불만이긴 합니다. 내게는 이 때의 검룡소가 신비하고 좀 섬칫하기도 했는데요. 이 기억이 아직도 내게 있는 검룡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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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없이 화사한 햇살과 푸른 하늘을 만끽하며, 길 없는 곳을 걸으며 금대봉을 비껴서 두문동재에 이르렀습니다.
주차장에 있는 간이 음식점이 문을 안 열어서 컵라면을 끓여 먹을까 하다가 불피우는 것이 꺼려져서
아침에 한 조각 먹고 남긴 한 조각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은대봉과 중함백에서 바라보는 금대봉 쪽 풍광은 가슴을 확 트이게 합니다.
이런 맛에 등산하는 거겠죠.
주변에는 온통 풍력발전기가 게으르게 팔을 움직이거나 아예 나태하게 자는 놈들이 우후죽순 처럼 늘어서 있고요.
이렇게 많은데도 더 세우려는듯 곳곳에 풍력계측기가 세워져 있네요.
풍력발전은 꾸준한 발전이 안 되니 불안정하여 좀 믿음이 안 갑니다. 대규모 정전도 되었다고 하고요.
자연 훼손도 생각외로 심합니다.

은대봉에 오르니 헬기장이 있고 한쪽 구석에 주먹만한 조그만 표지석이 있어서 인지부조화를 일으킵니다.

 

어느 곳은 가랑잎이 바스락거릴 정도로 바짝 말라 있었고, 군데군데 눈이 밟혀 다져져서 빙판인 곳도 있습니다.
두문동재에서 은대봉에 오르다 아이젠을 꺼내 신어야 했고요. 중간에 벗을까도 했지만 중간중간 눈 쌓인 곳이 계속되어서 만항재에 내려서서야 아이젠을 벗었습니다.

 

주목나무가 많을 줄 짐작했는데요. 등산로에서 볼수 있는 주목은 서너 그루가 다 입니다.
제대로 살아 있는 주목 나무는 하나였습니다.

 

걷는 내내 정말 호젓했습니다. 근래 사람들이 시장바닥 처럼 북적이는 관악산이나 북한산을 다녀서 한가한 여유가 더 했습니다.


두문동재 이후로 몇 사람 만나고, 함백산에 오르니 여러 사람이 사진을 찍는다고 전세를 냈네요.
함백산 표지석은 고한읍 정목회라는 곳에서 2002.5.11일 세웠다고 후면에 써 있네요.
신경준의 산경표에 대박산으로 기록되어 있고, 백두대간에서 6번째로 높은 산으로 1572.9미터랍니다.

 

만항재에 오니 관리하는 분이 내일 눈이 많이 온다고 한다하고, 어제도 눈이 제법 내렸단다.
3월 1일에 태백산까지 갔다오려던 계획을 접고 택시를 불러 타고 차가 있는 검룡소 주차장으로 복귀했다.
택시 기사 말로는 어제 눈이 내리며 상고대가 장관이었다고 하네요.


딸에게 황지연못을 구경시켜주고 근처에서 물닭갈비로 저녁을 먹고는 귀가 길에 올랐다.

 

어제 밤과 오늘 폭설로 도로에 갇힌 차들을 보니 태백산을 포기하고 귀가한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